[사설] 25년 만의 한·일 성장률 역전…반도체 탓만 할 순 없다

입력 2023-09-20 17:50   수정 2023-09-21 06:24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세계 주요 20개국(G20)을 대상으로 9월 중간 경제 전망을 하면서 한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일본의 전망치를 1.8%로 제시했다. 한국 전망치는 3개월 전과 같은데 일본은 1.3%에서 0.5%포인트나 상향 조정했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이후 25년 만에 한·일 간 경제 성장률 역전 가능성이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성장 둔화는 한국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 부진 탓이다. 주지하는 대로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주력 시장인 대중국 수출 감소가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다른 품목, 다른 시장도 부진하다는 점이다. 반도체를 제외한 올 상반기 수출은 2539억7136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의 같은 기준 수출액 2814억9691만달러보다 6.2% 줄었다. 수출 시장으로 봐도 수출 상위 10대국 중 중국 포함 9개국에서 감소했고, 유일하게 늘어난 미국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런 현상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세계 수출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017년 3.23%에서 지난해 2.74%로 최근 5년 새 0.5%포인트나 쪼그라들었다. 우리가 상대적으로 경쟁 우위를 가진 수출 특화 품목은 2013년 401개에서 지난해 375개로 줄어들었지만 열위에 있는 수입 특화 품목은 815개에서 846개로 늘어났다.

그러잖아도 수출 여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엔저마저 설상가상의 악재가 되고 있다. 일본은행이 초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면서 원·엔 환율은 8년 만에 100엔당 800원대로 떨어졌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산 공습이 벌써 산업 현장을 강타하고 있다. 일본산 열연강판이 중국산보다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올 들어 수입 물량이 전년 동기 대비 44% 급증했다. 일본산 철강재 수입은 앞으로도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포스코 등 국내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수출 경쟁력 회복을 위해선 대증 처방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입체적으로 해법을 찾아가야 한다. 효율적인 연구개발(R&D) 지원을 통해 반도체 외에 방산·바이오 등 새로운 캐시카우를 적극 발굴하고, 알타시아 등 시장 다변화를 위한 외교적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구조 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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